2019년 3월 16일 토요일

Lion King


완벽한 화음만으로도 눈물이 날 수 있다니 ㅠㅠ

누구나 하나씩 있는 최애 디즈니가 내 경우 미녀와 야수이다. 초등학생의 나는 미녀와 야수의 색감과 음악이 너무 좋아서 CD를 계속 돌려 들었다. 결국 모든 트랙의 가사까지 외웠고 지금도 다 부를 수 있다. 이 때는 홍콩에서 학교를 다니던 시절인데, 이 걸 통째로 외운게 영어 공부에 엄청난 도움이 됐다. 지금도 영어 듣기 어떻게 하면 좋을까란 질문을 가끔 듣는데 그 때마다 해주는 얘기가 디즈니 사운드트랙을 통째로 외우라는 얘기이다. 성우라 발음도 좋고 노래도 좋고 뭐.. 어른들한테 해도 되는 조언일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내겐 가장 좋은 방법이었으니까.

라이온킹은 일단 사람 이야기가 아니라서(..) 별로였다. 게다가 사자는 다른 동물을 잡아먹는데 백성 잡아먹는 왕이 말이 되나 싶었다.  (이제보니 이거 몹시 현실적이네) 그래서 수정이가 내한한 라이온킹 뮤지컬을 보러 가자고 했을 때 수정이나 보여주자는 생각으로 갔는데.. 이게 웬일? 첫 씬이 모든 동물들이 나주평야 발발이 치와와를 외치며 관객석을 지나가는 씬인데, 정말 화음이 너무너무너무 완벽했다. 사방에서 들리는 완벽하게 제어된 사운드에 완벽한 화음을 들으니 진짜 갑자기 눈물이 펑펑 흐르는데, 엄청난 경험이었다. 첫 씬만 다시 볼 수 있다고 해도 그 비싼 티켓값이 아깝지 않겠다. 너무 좋아서 youtube 등에서 찾아봤는데 역시 스피커와 현장은 다르다 ㅠㅠ (https://www.youtube.com/watch?v=ewOAsUWQJvo)

나중에 찾아보며 알았지만 음악이 또 한스짐머옹이다 😍좋아서 찾아보면 죄다 이 아저씨네

다음에 기회되면 또 봐야지.

2019년 2월 27일 수요일

Hometown

강동구 둔촌동 주공아파트가 한창 재개발중이다.

나와 나이가 같은 1980년생. 나는 이 곳에 6살때 이사를 와서 17살이 될 때까지 살았다.
그 이후에도 둔촌아파트는 고등학교를 다니고, 독서실에 가며, 교회에 갈 때나 친구를 만날 때 항상 내 삶의 배경이었다.

어린 시절을 한 곳에서 오래 보낸다는건 정말 좋은 일이다. 둔촌아파트가 너무 좁아져 결국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고 며칠 뒤, 나는 등교길에 "이 곳이 내 고향이구나" 란 생각을 했고 오랜 시간을 산 장소가 주는 그 안정감의 존재를 그 곳을 떠나가며 깨달았다.

당연히 나만 이런 생각을 하는게 아니었다. 둔촌동이 긴 협상기간을 지나 결국 본격적인 재건축에 들어가자 둔촌아파트를 고향이라 생각해 아쉬움을 간직한 사람들의 여러가지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집의 시간들이라는 독립영화, 김민지 작가님(ㅋㅋ)의 책, 달력, 도장 등 여러가지 굿즈와 이벤트 등.

이런 트렌드는 처음 보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미디어에서도 몇번 다뤄지는 걸 보았다.
둔촌아파트의 어떤 점이 사람들의 마음을 자극해 이 곳을 고향으로 인식하게 한 걸까?

우리 가족은 2016년에 캐나다에서 돌아온 뒤 쭉 성내동의 아파트에서 살았다. 이 곳은 시장도 가깝고 은재민재 유치원/어린이집도 가깝고 주차도 널럴하고 쓰레기도 24/7 버릴 수 있는 여러가지 장점을 가진 아주 맘에 드는 곳이다. 허나 두 아이가 맘껏 놀기엔 좀 작아서 이사를 가야하는데.. 어디로 가야할지 잘 모르겠다. 옆 2단지는 주차가 헬이고, 다른 곳은 비싸고 ㅠㅠ

투자의 관점에서 볼 때 한 곳에 오래 사는 것이 좋진 않은데, 나의 아이들에게도 내가 누렸던 그 안정감을 주고 싶다. 다음 이사가는 곳, 또는 그 다음은 좀 오래 살고 싶은데, 마땅한 장소 찾는 일이 쉽지 않다.

아파트가 아닌 목조주택을 사거나 짓는 것도 생각해보았다. 층간소음없음, 마당, 옥상, 테라스 등을 누리는 대신 몇 가지 문제점이 있는데
  - 서울 등 도심에 주택을 갖기는 어렵기 때문에 대체로 시골이다. 그래서 벌레가 많다.
  - 같은 이유로 교통이 안 좋다.
  - 같은 이유로 근처에 학교/유치원이 없다.
  - 같은 이유로 근처에 마트나 시장이 없다.

근처에 영화관, 몰 같은 문화 시설이 없는건 얼마든지 참을 수 있는데, 마트나 유치원 등이 가깝지 않은건 치명적이다. 게다가 나는 한국은 보행자가 굉장히 위험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아이들이 학교에 다닐 때 등/하교길이 얼마나 안전한지도 보게 되는데 그 점에 있어서도 집/학교가 대체로 먼 시골은 몹시 안좋다.

게다가 부동산 규제로 인해 부동산 시장이 하락세라 잠시 지켜봐야 하는 시점이 와버렸다.
이젠 좀 구경해보지 뭐 라는 심정으로 보고 있긴 한데...

우린 다음에 어디서 살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