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6월 28일 금요일

오늘의 남매


형제자매가 늘 그렇듯 은재와 민재도 요새 자주 싸운다. 사실 나는 출근때문에 오후에 싸우는 모습은 못보고 아침에 보는 경우가 있는데, 오늘이 그랬다. 내가 있을 때와 없을 때는 싸우는 방식이 사뭇 다른데 (수정이가 몰래 녹음해서 들려줬다), 내가 있는 오늘 아침같은 경우 나를 향해 울며 상대를 혼내주길 기대한다.

아침에 내가 일어나 아이들에게 줄 우동을 끓이고 있는데, 민재가 잉 울기 시작했다. 소파에 은재민재가 일렬로 누워있는 상태였는데 민재 머리를 은재가 발로 찼다는 것.

사실 은재 민재중 상대에게 사과를 많이 하는 쪽은 민재이다. 민재가 이미 힘도 세고 조절은 안돼서 누나를 밀거나 때리는 일도 많기 때문. 은재가 상대를 때리는 일은 거의 없었다. 민재가 혼나기도 많이 혼나서 민재는 사과를 하는 경험을 많이 했으나 은재는 그런 경험이 많지 않다.

이번엔 은재가 실수로 민재 머리를 후드려 깠으므로( ;;; ) 은재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은재는 몇 번의 못들은 척 후 끝내 미안하다고 하며 장난을 걸었다 -- 자세히 묘사하자면 "미안해 똥꼬!"라고 하는 것이다 -- . 내 어린 시절을 돌아보면, 사과하며 장난치는 것은 자존심을 지키기 위한 것이다. 굴욕적인 사과가 싫은 것이다. 또한 무서운 분위기를 벗어나기 위함이다.

둘이 다시 하하호호 놀다가 이번엔 민재가 아이패드를 은재위로 떨어뜨렸다. 물론 높은 곳에선 아니고, 은재가 놀라긴 했으나 다칠 정도는 아닌 수준. 은재는 와앙 울기 시작했고, 난 똑같이 민재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민재가 잘못한 뒤 사과 않고 고집 부릴 때가 있는데 이번에도 민재는 얼굴을 돌리며 사과를 거부했고, 내가 "미안하다고 해야지?" 라고 부드럽게 설득하던 와중에, 민재가 은재 손을 밟아버렸다. 은재는 또 와앙 울기 시작했고, 나는 이번엔 강한 어조로 민재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그랬더니 민재가 눈물을 뚝뚝 흘리며 엉엉 울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곧바로 아악! 하고 소리를 내지르고 계속 우는 것이었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폭발하는 것 같은, 나는 처음 보는 울음이었다. 그렇게 억울했을까...

거실에 두 아이의 울음이 울려퍼지고...

나는 처음 보는 상황이었으므로 일단 둘 다 혼내주었다. 은재야 그렇게 울 정도로 아픈 일 아니야. 민재야 잘못했으면 누나한테 사과해야지.

둘 다 들은척도 안하고 우는 와중에 체고존엄 수정이가 나와 둘을 달래주기 시작했고 아이들의 울음화재는 8초만에 진압되었다.

둘은 다시 우동을 먹으며 웃기 시작했고 그렇게 나의 실패한 싸움 진압은 수정이에 의해 수습되었다.



내가 없을 때의 둘의 싸움은 굉장히 논리적이다. 문제는 민재가 은재보다 두 살 어려 말빨이 후달린다는 것이다. 은재가 '나는 열도 나고 아픈데 너는 왜 누나한테 이렇게 해' 라며 하나하나 따질 때, 말을 누나처럼 잘하고 싶은 민재가 할 수 있는 것은, 누나 말을 따라하는 것이다. 민재가 같은 나이일 때의 은재보다 말을 훨씬 잘하지만, 진검승부에서는 언제나 현재 기준 아니겠는가?

두 아이가 서로에 의해 스트레스를 받을 때면 참 안쓰럽다. 은재는 한창 아가일 때 동생이 태어났고, 민재는 은재가 혼자 받았던 관심을 받아본 적이 없고. 물론 대부분의 시간은 둘이 잘 지낸다.

얼른 휴가가서 놀아주고 싶다. 물론 막상 놀아주는 시간엔 금방 지치지만.

2019년 6월 21일 금요일

Marie Digby - Spell





정말정말정말 좋아하는 곡이다.

대학 시절 즐겨보던 미드 Smallville에서 처음 들었는데, 이 곡이 나오는 장면은 아래


Smallville은 슈퍼맨 Clark Kent의 어린 시절이 배경인 시리즈인데 스토리는 정말 단순하다. ㅎㅎ 슈퍼맨 팬이라면 즐거울 장면이 많다. 단순한 스토리지만 남주여주가 정말 멋있고 예쁘다. OST 선곡도 정말 잘해서 좋은 노래가 많이 나온다.

간만에 Spell을 듣고 기분좋아서 써봄

2019년 6월 14일 금요일

4년 전 David Drive


우리가 살던 집 앞과, 스트릿뷰에 찍힌 내 차

해는 정남향에 있는걸 보니 점심즈음인데 차가 집에 있는걸 보니 주말 같다.

벌써 Vancouver를 떠난지 3년이 넘었다니.. 식상하지만 시간 참 빠르다.

The road not tak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