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6월 14일 목요일

의도치 않게 새 직장


라인으로 옮기며 출퇴근 시간이 고정되는 바람에 이제 아침에 은재민재를 데려다주기 어려워졌다.
지금까지 은재 입장에선 아빠가 맨날 집에 있었는데 (데려다준 뒤 출근하므로) 요샌 은재보다 먼저 나가므로 안가던 회사에 매일 가는 것처럼 보일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몇마디 하셨는데
- 내가 출근한 뒤: '아빠는 왜이렇게 맨날 회사에 가는거야'라며 투덜댔다고 하고
- 아침에 나와 놀다가 내가 '이제 아빠 씻어야겠다'고 하니 은재는 '또 회사가게??'라며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래 회사간다 ㅠㅠ 은재야 미안해
돈이 많아서 아침저녁으로 너희들과 놀고 낮에는 하고싶은 것 하며 살면 얼마나 좋을까?
올해는 꼭 노마드 라이프를 실천해보려 했는데. 아쉽지만 그래도 그레이해쉬 크로스핏과는 달리 휴가는 잘 갈 수 있을듯 ㅋㅋ

2018년 2월 8일 목요일

2017년 12월 25일 월요일

미소


흐르는 강처럼 그닥 빨라 보이지 않는 일상속 변화가 쌓이다 보면 전혀 새로운 풍경으로 다가온다. 
4년 전만 해도 없었던 두 존재가 지금은 세상의 거침을 원망하고 불안해 할 정도로 중요하게 내 안에서 뛰논다. 오늘 크리스마스 선물로 첫째는 미녀와 야수에 나오는 벨의 드레스를, 둘째는 로보카 폴리의 로이 장난감을 받았다. 드레스를 입은 첫째는 세상 가장 행복한 얼굴로 벨처럼 우아하게 걸었다. 인간이 어디까지 사랑스러울 수 있는가에 대한 기준치를 크게 늘려준 내 아이들은 오늘도 너무나 사랑스럽다. 

10년이 지나도, 20년이 지나도 나의 선물을 받으며 그렇게 행복한 웃음을 지었으면 좋겠다. 세상을 알게 되고 욕심이 어른만큼 커지게 되어도 그 욕심을 다 채워주고 싶은 내 욕심이 채워졌으면 좋겠다. 내 품에서 점점 멀리 날아다니게 될 미래가 불안하며 가슴아파도 기대가 된다. 나의 날개가 크고 넓어 비바람이 불 때  멀리 날아다니는 너희를 덮어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내가 네 덕분에 느끼는 행복감의 1/10이라도 갚아줄 수 있으면 좋겠다.


2017년 11월 10일 금요일

이질감


뉴스나 썰전 같은 프로를 보다 박근혜가 구속돼 있는 사진을 볼 때마다 새삼 그 엄청난 변화에 이질감이 매번 느껴진다. 내게 70년대의 압박감을 느끼게 해준 체고조넘 꼰대 지배자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던 굳건해 보이던 지지세력이 이렇게 개작살이 나다니... 새삼 지난 연말 촛불집회 때처럼 기분이 좋고 신기하다가도 아직 남아있는 그 지지세력들이 사실 좀 걱정이 된다.

노무현 전대통령이 핍박받다가 돌아가셨을 때, 내가 느꼈던 감정은, 마치 우리가 전쟁에 졌고, 우리의 왕이 적군에 의해 모욕을 당하고 처형을 당한 것 같은 분함이었다. 지금도 박근혜를 지지하고 무죄를 주장하는, 진짜 '박근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은 박근혜가 무죄라고 믿고 있을 것이고, 우리가 상처를 입었던 것과 똑같이 상처를 입을 것이라는게 내가 걱정하는 부분이다. 그런 의미에서 언젠가 대법 판결까지 난 뒤에 문재인 대통령이 박근혜를 사면한다고 하면 난 환영할 것 같다. 물론 박근혜와 주변인들이 저지른 모든 불법 행위들이 낱낱이 밝혀진 뒤여야 하겠지만 말이다. 

아마 세월호 피해자를 비롯, 박근혜와 주위 미친놈들에게 괴롭힘을 당했던 사람들은 절대 용서 못하겠지만...

2017년 11월 6일 월요일

감광세포??




하나님은 어쩜 인간 피부에 이런 느낌을 만들어 놓으셨을까

인간이 털로 뒤덮였다면 태양광이 표피세포를 직접 두들기는 이런 느낌은 못느꼈겠지

또 우주가 보이는 듯한 창공의 파란색은 왜이리 좋은 것인가 흑흑

하와이 같은 햇살은 아니지만 좋다


...그리고 화상을 입었다고 합니다.






날이 선선해 선크림도 없이 누워있었던 홍콩의 호텔 수영장






2017년 10월 16일 월요일

향기에 대한 기억력


이 글은 향기가 기억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글인데 굳이 이런 연구결과를 보지 않더라도 누구나 향기가 추억을 자극한다는 걸 알고 있을 것이다. 첫사랑이 쓰던 향수라던지 어릴적 할머니집에서 나던 뭔지 모를 향이라던지.

지난 봄에 업무차 홍콩에 갈 일이 있었다. 내가 집에 안가면 그녀의 육아 노동은 그만큼 힘들어지기 때문에 최대한 짧게 갔는데 여행이라고 할 수 있는 액티비티 딱 한 가지를 했다. 바로 내가 1991~1992년에 살았던 곳을 찾아 가는 것.


아파트 입구

자신의 감각과 기억을 맹신하는 사람도 있고 의심하는 사람도 있다. 의심의 끝으로 가면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같은 궁극으로 가기도 하는데, 나도 의심하는 편이다. 하지만 오랜만에 찾아간 이 곳은 내가 기억하던 구조와 거의 일치했다. 새로 칠하고 출입문에 경비가 있는 등 많이 화려해졌지만 내가 기억하던 공간 그대로를 25년만에 방문하는 이 기분이란!


매일 스쿨버스를 타던 곳





가족과 수영을 즐기던 단지 내 야외 수영장

내가 정말 깜짝 놀란 곳은 단지를 실컷 구경한 후 자주 가던 단지내 상가쪽으로 가는 길에서였다. 단지와 상가가 이어지는 길은 특이하게도 거의 절벽 위의 길인데 이 곳에 와 맡은 향기가 25년전에 이 곳에서 나던 향기와 같다는걸 느꼈고 한 대 맞은 듯한 기분이 들면서 그 당시의 기억이 머리속에서 뿜어져 나왔다. 아마 이 곳의 나무들이 뿜는 향기와 상가의 홍콩 음식점 냄새가 섞인 걸로 추정되는 그 특유의 냄새는 25년전 평소에 다닐때도 내가 친숙하게 느끼는 향이었고, 그걸 지금도 기억한다는 걸 넘어 그 향 자체가 기억력을 엄청 자극해주고 있다는 것을 너무 강렬하게 느낄 수 있었다. 



너무 놀라 특별할 것 없는 장소인데 사진을 찍었다.

기억력에 뽐뿌질을 받고 들뜬 나는 상가 구경을 시작했다. 하지만 상가 내부는 구조가 많이 바뀌어 일부를 제외하곤 알아볼 수 없었다. 장을 보던 마트는 내 기억보다 약간 작았고 스파2를 하던 오락실 자리는 아예 길의 일부가 되었다. (얼마나 작았으면..)

You can't go home again이란 말이 있다. 고향에 가도 모든 것이 바뀌기 때문에 우리 마음 속에 존재하는 고향과 같은 곳에는 돌아갈 방법이 없다는 것. 길 위에서 나는 무슨 나무인지 모를 나무향을 맡으며 잠시 눈을 감음으로 흐릿하게나마 그 시절로 돌아간 느낌이 들었다. 이 향을 저장해 두고 싶었지만 방법이 없는게 너무 안타까웠다.

Thus the saying, "you can't go home again."


난 개인적으로 과거를 그리워하는 마음은 과거의 자신의 삶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바탕이 된다고 생각한다. 과거의 풍경과 향기보다는. 내 경험처럼 그런 풍경과 향기가 기억력을 자극해 향수를 강화할 수 있다면 풍경 자체보다 자신의 기억속 그리운 장소를 끄집어 내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언젠가는 로드뷰+VR이 과거를 향수하는 도구가 되는 날이 오지 않을까? 3D프린터처럼 향기도 기록, 복사해내는 날이 온다면 엄청난 도구가 될 것 같다.
















2017년 9월 24일 일요일

아 뒷골아


'공범자들'과 '그것이 알고싶다'를 둘 다 보는건 굉장히 건강에 해롭다. 사실 공범자들은 보다가 9년전 생각에 열 받아서 다 못보고 껐다.

 이번 정부에 쥐박이 새끼와 그 근처에서 모든걸 기획/실행했던 놈들, 그리고 국정원/사이버사령부 등에서 직접 실행하며 동참했던 말단 직원들까지 싹 다 기소해야 다음에 누군가가 유사한 일을 벌이려 할 때 개인의 양심이 발동해서 거부하는 풍토가 만들어질 것이다. '이건 옳지 않다' 까진 안되더라도  '이 불법적 지시를 따랐다간 언젠간 x된다'고라도 생각을 해야 한다.